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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판장인, 간판쟁이
등록일 2011-12-05 조회수 2866 첨부파일 간판장인, 간판쟁이 (2).hwp

                                         간판장인, 간판쟁이

                                      옥외광고인들의 프로정신 아쉬워

 

                                                                           이세정 / 디자인총괄추진단장

저는 아주대학교 근처 아파트에 삽니다. 아주대학교 근처에는 학생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많은 식당과 카페들이 있습니다. 이곳을 지날 때 마다 유독 제 눈에 정겨운 모습으로 보이는 간판이 있습니다. 그것은 1960년대 초에 상영됐던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맨발의 청춘’ 영화 간판입니다. 크기는 그 당시 극장에 걸렸던 것보다 1/5 정도의 크기인데, 이 간판을 볼 때마다 어린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의 어머니는 연천군에서 조그만 여관을 운영하셨습니다. 여관이 깨끗해서 외출 나온 군인과 가족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었습니다.

우리 마을에는 극장이 하나 있었는데 간판을 그리는 아저씨도 단골손님 중에 한 분이었습니다. 집이 먼 까닭에 우리 여관을 애용했던 것입니다. 아저씨는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늘 만취상태였습니다. 술을 꽤나 좋아하셨던 모양입니다. 우리 어머니와 몇몇 동네사람들은 그를 ‘간판쟁이 李氏’라고 불렀습니다. 저는 그 아저씨 덕에 영화도 공짜로 많이 봤습니다.

그중에 기억나는 영화는 ‘맨발의 청춘’, ‘빨간마후라’,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멋쟁이 아가씨들’, ‘스잔나’ 등이었습니다. 저는 영화 보기 전에 꼭 그분의 화실에 들어갔습니다.

거대한 간판을 손으로 그리는 것도 대단했지만 사람의 얼굴을 똑같이, 그리고 정말 살아서 감정을 표현하는 듯이 그려가는 것이 마법에 가까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공부 잘하던 우등생이었음에도 미술과 체육 성적이 늘 부진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저씨의 그림솜씨가 부러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분은 간판쟁이가 아니라 예술가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은 것 같습니다. 특히 술을 좋아 했던 그분은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더 멋진 색채와 선을 자아냅니다. 마치 영화 취화선에 등장하는 장승업이라고 할까요? 적어도 그분은 간판에 관해서는 프로정신이 강했습니다.

그 분이 그렸던 수많은 영화 간판들과 함께 서울의 유명한 단성사, 명보극장 등에 걸렸던 간판들이 잘 보관되었더라면 지금쯤 훌륭한 박물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그만 일러스트, 예쁜 글씨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장의 직책을 맡고 이 넓은 경기도의 공간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만들어 가겠다는 제가 부끄럽기도 합니다. 진작 그분과 같이 있을 때 그림을 배웠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이제 본론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옥외 광고업자들은 더 이상 간판쟁이가 아니고 도시를 디자인하는 예술가이자 디자이너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제 기억 속의 간판쟁이 아저씨처럼 열정과 프로정신이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꾸준히 공부하고 새로운 디자인 패턴을 연구해야 합니다. 둘째, 각자가 사는 고장에 애향심이 있어야 합니다. 지역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 소스’를 발굴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판이 무질서하게 난립된 곳에는 건강한 도시문화가 살아 있지 못합니다. 간판이 그 도시의 질과 브랜드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을 조화하는 달인이 되어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최근 첨단 소재와 디지털을 응용한 간판이 대세이긴 하지만, 너무 화려하고 지나치게 문명적인 간판은 잠깐 동안 사람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속성이 약합니다.

앞서 언급한 ‘맨발의 청춘’ 극장 간판, 원목으로 만든 해장국 또는 빈대떡 집 간판 등 아날로그 방식의 간판은 사람의 눈보다 감성을 터치합니다. 사람을 끌어 들이는 것은 아날로그 방식이 더 유효합니다. 최근 ‘쎄시봉’의 음악이 다시 유행한다든지, 야간의 과도한 조명을 자제하여 어릴 적 밤하늘을 보며 희망을 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도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아날로그입니다. 

경기도는 지난 3년간 46개 옥외광고 모범업체를 선발했습니다. 고작해야 인증서 한 개와 업체명부를 시·군에 알려주는 것에 불과해 미안한 마음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해당 업체들의 인센티브를 보다 강화하려고 합니다. 우선 금년에는 광고물 담당공무원을 대상으로 올해 선발된 우수업체 작품 발표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최소한 국내 우수지역에 대해 시찰과 광고물 대상 공모전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도내 3000여 옥외광고업 종사자 여러분, 아름답고 품격 있는 경기도를 만드는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가 여러분들의 다정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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